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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부실 우려 높이는 경북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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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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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교육청이 올해부터 우수 조달제품을 시설공사에서 일체 쓰지 못하게 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지난해 경주의 한 리조트 지붕 붕괴에 이어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최근에는 포항의 유강초등학교 강당 기반이 내려앉고, 안강의 한 초등학교 지붕이 바람에 날아간 사건 등으로 학생들에게 언제 어디서 안전사고가 일어날 지 몰라 가슴 졸이는 학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이럴 수가 없다.
 더욱이 세월호 사고 이후 온 나라가 '안전불감 공화국'에서 벗어나자며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내놓았고, 이런 분위기에서 경북도교육청은 최근 교육안전단까지 신설해 놓고도 정작 시설 공사에서는 안전사고 우려를 높이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니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뒷걸음질 행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직접적으로 자신의 업종과 관련 있는 한 도의원이 '비리근절', '예산절감'을 명분으로 경북도교육청의 우수조달 구입 실태를 강력히 비난했고,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이 논리적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 도의원의 주장대로 '비리근절', '예산절감', '지역업체 살리기'라는 3가지 명분은 경북도교육청이 당연히 지향해야 할 정책철학이 돼야 한다. 그런데 이 도의원의 목소리는 도교육청에게 태풍으로 몰아치면서 '안전'이라는 정책철학의 중요한 부분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도의원이 내세운 3가지 명분과 안전은 어느 한 쪽이 양보해야 할 성질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과 직원들의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를 고려하면 안전은 이들 세가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우위에 두어야 할 정책요소다.
 우수조달 제품 구입은 사실 전국 어느 기관에서나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덮어놓고 이들 제품을 사용하지 말도록 한 것은 이 제도의 도입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한 학생이 담임에게서 과외를 받아 성적우수 장학생이 됐다고 해서 이 학교에 성적우수 장학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수조달 제품으로 인한 비리가 생기면 이를 막을 감사시스템을 보강하고 비리가 드러나면 당사자를 처벌만 하면 되지 우수조달 제도 자체를 완전히 부정해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경북도교육청은 우수조달제품 구매뿐 아니라 3천만원 이상의 모든 시설공사에서 경쟁입찰을 도입함으로써 일반 조달업체까지도 피해를 보고 있다. 조달업체들이 경쟁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제품 가격을 조달가격 이하로 써 넣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경북도교육청은 조달제도까지 전면 부정하는 엄청난 행정을 펴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하루빨리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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